취미 및 독서

사랑에 관한 책 추천 (5권)

peripheral 2024. 2. 25. 10:52

젊은 베르터의 고통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우리가 지닌 약간의 분별력이란, 열정이 끓어오르고 인간성의 한계가 우리에게 닥쳐오면 별로, 혹은 전혀 쓸모가 없는 법이에요.' 사랑은 미친 짓이 분명하다. 사랑을 할 때는, 심지어 끝나고 난 후에도, 이성적으로  자신에게 좋은 선택을 내리기가 너무도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할 누군가가 없다면, 사랑받을 누군가가 없다면, 삶은 황폐할 것이다. 그래서 당장 사랑하지 못하더라도, 당장은 내가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도, 저마다의 사랑을 위해 노력한다. 타인에게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사랑할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러므로 더욱 분별 있게 사랑하기 위해서, 타인과 나 자신을 위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 다섯 권의 책을 소개하려 한다. (다만 본인이 부족한 것이 사랑하는 법인지 연애하는 법인지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1. 사랑의 8가지 법칙

사랑을 시작하기 전부터 만남, 그리고 이별까지, 사랑을 4가지 단계로 구분하며 성숙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혼자는 어떻게 잘 지내야 하는지, 어떤 사람과 만나야 하는지, 사랑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언제 이별을 하고 이별 후에는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남들의 사랑을 따라하기보다 자신의 사랑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2.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

연극을 통해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사랑의 끝을 쫓아 썼다고 하는데, 그만큼 사랑의 현실적이고 차가운 단면들이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담겨 있다. 관계의 애매한 국면에 들어섰거나 머리가 복잡해져서 냉정함이 필요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3.  사랑의 도구들

사랑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에세이다. 내가 원하는 것들과 상대의 잘못을 깨달으니, 앞으로는 사랑하면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예컨대 사랑의 반대말은 고스팅(ghosting)이며, 상대의 상황을 직접 묻지 못하고 내가 나를 납득시키는 노력을 하게 되는 상황은 나쁜 것이다. 잘못된 행동과 생각을 미리 바로잡아서 사랑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 이별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4.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누구와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며,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닌 행위라고 말한다. 올바르게 사랑하는 법을 고전적인 느낌으로 공부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사랑에 관한 고전 같은 책이라 다른 책들에서 이미 많이 인용되고, 더 실천적이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충분히 활용되고 있기에 필수는 아니다. 사랑은 짝을 찾는게 아니며, 상태가 아닌 행위라는 본질적인 깨달음을 남겨준 책이다. Bruno Major 은 The Most Beautiful Thing 에서 쓴 가사도 에리히 프롬의 사랑과 맞닿아 있다. 그는 사랑이 아마도 그저 상황(just a circumstance)이거나 일반적인 호환성(general compatibility)라고 말한다.

 

5.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책들 (슬픔을 위로하는 슬픔, 정확한 사랑의 실험)

사랑에 관한 이야기만 담고 있지는 않아서 작가를 기준으로 묶었다. 신형철 작가에 의하면 사랑은 타인의 구조 속에서 내가 온전해지는 경험, 혹은 그 반대의 경험이다. 결핍이나 부족함도 어떤 사람의 세계관 속에서는 별 거 아닌 사실이 된다. 다들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사랑을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한 때가 있지만, 일단 서로 온전해지는 사람을 만나고 나서 노력해야 하는 것만 같다. 


알라딘 인터넷서점 및 인터뷰 링크:

1. 사랑의 8가지 법칙

2.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

3. 사랑의 도구들

4. 사랑의 기술

5. 신형철 인터뷰. 정확한 사랑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