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1. 23:44ㆍ취미 및 독서
왜 읽음?
경제 공부에 관심이 있던 차에 트레이더가 추천해줬다. 투자를 하려면 경제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경제공부를 시작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일상의 경제학을 알아가는 것이라며 스티븐 레빗의 책을 추천해주었다(게리 베커도 추천). 본인은 경제에 대한 이해가 있으나 미시경제학으로 경제 공부를 한다는게 어떤건지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읽을만함?
당장의 투자를 위한 경제학 공부라면 추천하기 어렵다. 대신 데이터 분석이나 경제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추천한다. 괴짜경제학은 현실의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통계학, 데이터분석, 경제학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보여주는 책이다(ex 부정행위는 어떻게 찾아내는가? 부모의 행동이 자녀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가?). 현실의 문제에 대해서 경제학적으로 생각하면 사회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으며, 투자를 할 때는 크게 성장할 기업들을 찾아낼 수 있다.
경제학이 뭔데?
경제학은 인센티브에 관한 학문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이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들을 얻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센티브는 돈에 관한 것 뿐만 아니라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인센티브도 포함된다.
예컨대 (1) 투표한다고 달라지는게 없는데, 사람들은 왜 투표를 할까? 저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잘보이기 위해서라고 해석한다(사회적 유인). 스위스에서는 투표 편하게 하라고 투표용지를 집으로 보낸 적이 있는데, 오히려 투표율이 낮아지거나 비슷했다고 한다. 이는 사람들이 금전적인 인센티브보다도 사회적인 인센티브, 즉 민주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보여지는 인센티브에 따라 투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 무인 베이글 판매사업을 할 때 작은 회사보다 큰 회사에서 돈을 내지 않는 사람들이 비율이 높은 이유는 뭘까? 작은 회사일수록 누가 돈을 빼돌렸는지 알아낼 가능성이 높으며, 경범죄를 저질렀을 때 창피를 당하는 등의 사회적인 인센티브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도시와 지방의 경범죄의 경향과도 일치한다.
경제학은 측정의 과학이다. 도덕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것을 이야기하지만 경제학은 우리 사회가 실제로 어떤지를 보여준다. 경제학자가 가진 데이터세트의 변수들은 랜덤으로 생성된 것이 아니다. 그들 중 일부는 서로 연관이 있고 일부는 그렇지 않다. 경제학자가 하는 일은 변수들의 연관성을 알아내고, 세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예컨대 회귀분석은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구분할 때 사용하는 통계 분석 도구이다.
이러한 분석의 과정에는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컨대 (1) 선거자금이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두 후보자가 다시 경쟁하는 경우만을 분석하고, (2) 경찰 예산 증가가 범죄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되 그 반대의 인과관계를 피하기 위해 경찰예산이 특별하게 증가하는 경우만을 분석하고, (3)부동산 중개인이 고객의 집을 얼마나 대충 판매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본인의 집을 판매할 때와 고객의 집을 판매할 때의 차이를 분석한다. (참고로 선거자금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인기 있는 후보자들이 선거 자금을 더 받을 뿐이다.)
인센티브가 왜 중요해?
인센티브는 돈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재정적인 인센티브 뿐만 아니라 사회적, 도덕적 인센티브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가격과 효율성을 전제로 하는 기존의 경제학으로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대신 여러 인센티브들이 조화를 이룰 때 크고 작은 범죄를 예방하는 한편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행동을 늘릴 수 있다.
인센티브의 핵심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사람들은 어떻게든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보상이나 처벌을 늘리고 줄임으로써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방지하려면 감시를 강화해 걸릴 위험을 높이거나, 걸렸을 때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범죄율을 낮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형제도(death penalty)는 어떨까? 사형은 범죄를 억제하는 강력한 인센티브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사형은 (1)집행까지 긴 지연이 있어 억제 효과가 없으며 (2)살인에만 적요되기 때문에 범죄율을 낮추는데 큰 효과가 없다.
사회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하려면 사람들이 어떤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이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몇가지 기억할 점은 우선 사람들은 사회적인 통념(common sense)과 다르게 행동한다. 그렇기에 인센티브를 이해하기 위한 적절한 데이터를 선정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은 돈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 그것은 자신의 사회적인 평판일수도 있으며, 자신의 도덕과 원칙, 그리고 자부심일수도 있다. 처벌을 돈으로 환산해버리면 사람들은 죄책감을 덜 느끼고 부도덕한 행동들을 더 쉽게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어떤 종류의 인센티브를 사용할지 섬세하게 조율해야 한다.
흥미로운 주제 있어?
낙태는 금지되어야 하는가? 크게 자기결정권과 생명권으로 찬반이 나뉠 때, 경제학(혹은 스티븐 레빗)은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낙태는 사회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은 낙태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건인지를 판단할 역량이 있다. 그런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낙태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선택은 사회적으로 범죄율을 낮추는 효과로 나타난다. 1990년대에 미국의 범죄율이 급격하게 치솟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는 약 10~20년전 낙태가 합법화된 후에 태어난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었을 때 즈음부터였다. 범죄율을 낮추는 데는 교도소에 대한 의존 증가(처벌 강화), 경찰력 증가, 그리고 마약시장의 변화도기여했으나, 낙태 합법화만큼의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반대로 1960년대 로마니에서 낙태를 금지하자 이 시기 이후 태어난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었을 때 그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에 비해 모든 방식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학교에서 낮은 성적을 받고, 노동시장에서 덜 성공적이고, 범죄자가 될 확률이 더 높았다. 그러니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는 측면과 함께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낙태 합법화는 긍정적인 영향을 가지는 것이 분명하다.
또 흥미로운 주제는 부모가 자녀의 학업성취에 미치는 영향이다. 부모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보다 어떤 사람인지가 자녀의 학업성취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부모가 소득이 높고, 교육수준이 높고, 사회적 지위가 높고, 건강할수록 자녀도 그럴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녀의 성공은 부모로서 무엇을 하는지보다, 부모로서 어떤 사람인지에 좌우된다고 한다.
마지막 한마디
인센티브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슬쩍 변화시키는 것을 넛지라고 하며, 이는 행동경제학의 유명한 이론으로 알고 있다. 괴짜경제학의 저자 스티븐 레빗은 행동경제학파에도 전통적인 경제학파에도 속하지 않지만, 양쪽 모두에서 반기는 독창적인 인물이라고 한다. 이처럼 그가 경제학이라는 도구를 다루는 방식은 경제학에 국한되지 않은 채 우리가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들, 심지어 범죄나 환경오염같은 사회의 거대한 문제들을 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비슷한 책으로는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이 있다. 경제나 데이터보다도 사회학이나 심리학 등 사람의 본성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위의 책을 추천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거짓말을 하는지를 보다 자세하게 다룬다. (괴짜경제학의 평판에는 못미치지만) 사례들이 풍부하여 다양한 상황 속 인간의 본성을 알아갈 수 있다.
이 외 기록할 내용
Q. Do experts represent the customer’s best interest?
A. No. For the real-estate business, there is only a small share of the incremental profit when a house sells for a higher value. Therefore, customers are pushed to sell too fast and too cheap(p.229). Real estate dealers are likely to sell 10 days longer, at a price 2% higher.
The gulf between the information we publicly proclaim and the information we know to be true is often vast(p.82). Experts use their information to your detriment, and very few of them are detected. Experts exert leverage by fear. Real estate dealers for example use subtle means of selling less than its listing price. Nowadays information asymmetry is wounded by the internet.
Q. How much does school choice matter?
A. Not really. Going to a better school does not lead to better achievements.
Q. How to promote racial equality?
A. Reduce the black test score gap. There is a backlash against acting white(p.161); which is studying.
Q. Does naming matter?
A. Naming only shows what kind of parents their parents are. California names data suggest that an overwhelming number of parents use a name to signal their expectations of how successful their children will be.
Q. How to quantify culture?
A. To be answered...
관련 책: B주류경제학
책의 문장들
To the kids growing up in a housing project on Chicago's south side, crack dealing seemed like a glamour profession. For many of them, the job of gang boss--highly visible and highly lucrative--was easily the best job they though they had access to. p.102
- 사람은 자기가 상상할 수 있는 만큼 꿈꾼다. 상상은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들로 이뤄진다.
- 왜 마약상들은 엄마랑 같이 살까(3장)? 가난하기 때문이다. 마약을 팔면 큰 돈을 벌 것만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갱단의 두목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 더해 온갖 부수입도 가져간다. 마약 조직이라고 자본주의 사회의 다른 기업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소수가 대부분을 가져간다.
- 대부분의 마약 조직원들의 수입은 최저임금도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총에 맞거나 체포될 위협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보스의 간지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도 그런 위치에 언젠가 오르리라는 희망으로 살아간다.
- 이들은 열악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다른 직업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축구팀 2군, 최저임금 받는 편집 보조 혹은 방송 보조, 그리고 최저임금도 못받는 청소년 마약상까지, 모두 자본주의 사회에서 토너먼트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
The evidence linking increased punishment with lower crime rates is very strong. Harsh prison terms have been shown to act as both deterrent and prophylactic. p.121
- 범죄율 감소와 처벌 강화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매우 강력하다. 엄격한 형벌이 범죄 억제와 예방 양면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각각 길거리의 예비 범죄자와 감옥의 예비 범죄자에 대해서).
The detriment that the State would impose upon the pregnant woman by denying this choice altogether is apparent... Maternity, or additional offspring, may force upon the woman a distressful life and future. Psychological harm may be imminent. Mental and physical health may be taxed by child care. There is also the distress, for all concerned, associated with the unwanted child, and there is the problem of bringing a child into a family already unable, psychologically and otherwise, to care for it. p.137
- 낙태를 합법화하는 Roe v. Wade 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문은 예비 어머니(would-be mother)의 상태(predicament)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 미국 대법원의 판결들은 가끔 보면 인간적이고 문장도 아름다워서 감동받는다.
+ ChatGPT일시키기 (먼저 번역하고 비교하면서 영어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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