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2025. 7. 8. 20:51생각 정리

비 피하려 창문사이로 들어왔다 못나가는 새를 박스로 잡아서 돌려보내준 순간, 1층 실외기 위 죽은 새를 오랫동안 바라보며 전화하는 순간, 십여마리의 물까치들이 갱을 이뤄 나무 사이를 이동하는 순간, 한 마리의 물까치가 전선 위에서 깃털을 다듬고 옆구리를 긁는 순간, 토요일 아침 커튼을 살짝 열고 새소리를 들으며 깨어나는 순간, 추운 겨울에 주먹만하고 뱃살이 흰 새가 소나무 사이를 오가는 순간, 버스 기다리는 늦은 오후 까마귀들이 모여드는 순간, 바닷가 앞 편의점에서 제비들이 날아다니는 순간, 식당들이 문을 막 닫은 저녁에 시장 골목에 제비 한 쌍이 전투기처럼 머리 위로 날아들어오는 순간, 휴대폰 대리점 간판 안쪽을 들여다보니 작은 새집에서 아기 새들이 울어대는 순간, 참새들이 뜨거운 여름 모래바닥에 몸을 비비며 샤워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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