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13. 23:56ㆍ카테고리 없음
"직장 내 의사소통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직원들에게 마음을 쓰는 관리 자는 직원의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가능한 한 일찍 중요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명확한 것은 친절한 것이다."
대학생 때 잘못한 것을 하나 뽑아보자면 내 몫의 나쁜 말을 못 한 것이고, 나아가 불명확한 말들을 한 것이다. 나는 직설적인 면이 있다는 평가도 이따금씩 받았고 그래야 하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명확하려고 노력했다. 이유들과 결론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상황적으로 해야 할 말을 하는 것 정도였다. 사업아이템을 중간에 바꾸자고 설득하거나, 어떤 부분이 미흡하고 어떤 부분이 잘 됐다고 지적하거나, 면접에서 이 사람은 어떤 부분이 부족하지만 어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뽑는다고 혹은 뽑지 않는다고 얘기하거나, 당신이 방학때 인턴하면서 프로젝트 같이 하려면 따라오기 위해 그만큼 노력해야 한다고 하거나, 등등. 감정적으로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직설적으로 너는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 그래서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 너는 어떤 점이 피해를 주고 있다, 라고 말하는 건 언제 말해야 하는지 몰라서, 그리고 하는게 맞는지조차 몰라서 하지 못했다. 결과나 과정이 아닌 사람에 대한 지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거라고도 생각하고, 지금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렇게 말하지 못한 불만들은 새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은 동아리 회장 임기를 마치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부회장은 전적으로 업무를 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책임감이 없는 사람이어서 다음에 회장직을 맡는 것에 대해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그 사람에게 운영에 관해서 도움을 받았고, 그러한 점은 높게 평가했기에 그러한 불신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했다. 대신에 ’다른 부원이 회장이 될 수도 있다‘, 라는 말을 같이 밥을 먹으며 다른 사람에게 하게 됐다. 그는 정말이냐고 물어봤고, 나는 ’전통이 있으니 너가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언젠가는 그 사람이 책임 없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동아리 운영진들과 짧은 농담거리로 삼거나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잘못된 행동이었다.
나는 일에 대한 열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심과 시간과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불만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열정은 언급해서는 안되는 사항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대학생으로서 각자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있을 수가 있다고 (이해는 안되도) 생각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타인의 열정 부족은 여전히 논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동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 자기 몫을 하지 않으면 조직에 어떤 피해가 있고 당신에게 어떤 손해가 가해지는지를 명확히 설정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전달하기 위한 좋은 방법들을 배워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여전히 이따금씩 웃는 얼굴로 불만이 이상한 방식으로 새어나올 때면 장난으로라도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명확한 것이 친절한 것이다. 이제는 불친절함과 부당함이 필요할 때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배려하는 태도는 내려놓을 때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