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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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태백의 거리들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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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상반기
비 피하려 창문사이로 들어왔다 못나가는 새를 박스로 잡아서 돌려보내준 순간, 1층 실외기 위 죽은 새를 오랫동안 바라보며 전화하는 순간, 십여마리의 물까치들이 갱을 이뤄 나무 사이를 이동하는 순간, 한 마리의 물까치가 전선 위에서 깃털을 다듬고 옆구리를 긁는 순간, 토요일 아침 커튼을 살짝 열고 새소리를 들으며 깨어나는 순간, 추운 겨울에 주먹만하고 뱃살이 흰 새가 소나무 사이를 오가는 순간, 버스 기다리는 늦은 오후 까마귀들이 모여드는 순간, 바닷가 앞 편의점에서 제비들이 날아다니는 순간, 식당들이 문을 막 닫은 저녁에 시장 골목에 제비 한 쌍이 전투기처럼 머리 위로 날아들어오는 순간, 휴대폰 대리점 간판 안쪽을 들여다보니 작은 새집에서 아기 새들이 울어대는 순간, 참새들이 뜨거운 여름 모래바닥에 몸을..
2025.07.08 -
오토바이/캠핑 핸드폰 배경화면 2025.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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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로 세상의 아름다운 면들을 내 안에 담아내고 지켜내기 위해서, 둘째로 쉽게 희미해지는 나의 존재를 선명하게 그리기 위해서, 셋째는 나의 시선을 더 선명하고 더 정교하게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2025.07.06 -
대학생의 중고 모터사이클/오토바이 구매 비용(만25세 보험료)
목차1. CBR300R (재조달원가 / 보험료 / 등록 비용 / 번외: 중고거래 주의사항)2. 기타 장비3. 작년에 구매한 장비4. 정비 용품 5. 총계6. 마치며7. 번외: 정비 및 수리비모터사이클을 처음 타기 시작한 건 2024년이었다. 봄이 끝나갈때즈음 울프125cc를 중고로 데려와 타고 다녔다. 그러다 2025년 겨울 끝자락 제천 -> 태백가는 시껌껌한 밤길에 혼자 사고가 났다. 백미러 보면 뒤는 어둠이고 앞은 오토바이 조명만큼만 보이는데, 미친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진다. 낮에 닌자650으로 다시 간 적이 있는데, 추운 밤중에 울프로 그 길을 도대체 어떻게 간거지 싶었다.울프125는 타이어 뼈대가 나가고 이동도 안되는 상태였고, 수리비와 이런저런 여건을 감안해 매각했다. 보호장비는 없었지만 옷을 ..
2025.06.28 -
20대 초반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세상에는 애매한 영역이 많다고, 진정 알고싶은 건 스스로 해보면서 알아야 할 만큼 알아가게 된다고. 그렇다고 그 애매함이 사라지는건 아니라고, 단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알게 될 뿐이라고, 어린 시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 외에는 뭐 알아서 잘 할 것 같다고도, 그렇지 못한다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시기라고, 너는 성실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그것마저 개선할 정도로 끊임없이 돌아보며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고민을 머금고 느리게 살아온 만큼 그게 다 확신으로 자라서, 너가 원하는 삶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될거라고.
2025.06.14